공유기에 적힌 AC750? AC2000? 무슨 뜻?
유무선공유기는 이제 거의 가정이나 사무실의 필수품이다. PC 외에 스마트폰, 태블릿, 각종 IoT 기기 등, 와이파이 접속 기능을 필요로 하는 제품이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PC 전문점 외에 마트, 문구점 등에서도 공유기를 취급할 정도다.
그런데 비슷하게 생긴 공유기라도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다. 어떤 제품은 1~2만원대에 팔리기도, 또 어떤 제품은 수 십만 원을 넘기도 한다. 공유기의 등급을 정하는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최근에 가장 눈에 띄는 건 AC750, AC2000 등으로 표기되는 수치다. 이건 무슨 뜻일까?
위 수치에서 ‘AC’는 최신 와이파이 기술 표준인 ‘IEEE 802.11ac’를 준수한다는 의미다. 이는 이전의 와이파이 규격인 IEEE 802.11n 규격 대비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AC2000이라고 표기된 제품은 2,000Mbps의 속도로 와이파이 접속이 가능하다는 의미일까? 이것 역시 아니다. 공유기 제조사에서 강조하는 AC~ 수치는 해당 공유기가 낼 수 있는 최대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의 ‘합계’다.
최근의 공유기는 2.4GHz 주파수 대역과 5GHz 주파수 대역의 와이파이 무선 신호를 동시에 지원하는 ‘듀얼밴드’ 지원 제품인 경우가 많다. 2.4GHz 와이파이는 장애물에 강하고 신호 도달 범위가 넓지만 최대 속도가 낮으며, 5GHz 와이파이는 그 반대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사용자의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에선 이 두가지 와이파이 신호 중 하나만 선택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공유기 제조사에선 이 2.4GHz 와이파이와 5GHz 와이파이 각각의 최대 대역폭을 합쳐서 AC~로 자사 제품의 사양을 표기한다. 이를테면 2.4GHz에서 300Mbps, 5GHz에서 866Mbps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공유기는 300 + 866 = 1166으로 계산 한 후, 반올림하여 ‘AC1200급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사용자는 2.4GHz와 5GHz 와이파이 중 한 곳에만 접속할 수 있으므로, AC1200 제품에서 이용 가능한 가장 빠른 와이파이 접속 모드는 1200Mbps가 아닌 866Mbps(5GHz)가 된다. 그리고 사용자의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이 802.11ac 와이파이를 지원하더라도 내부 사양에 따라 최대 접속 속도가 달라지므로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제조사에 문의해 보는 것이 좋다.
AC~ 수치가 높은 제품은 그만큼 수치가 낮은 제품보다 안테나 구성이나 내부 칩셋, 부가 기능이 충실하고 가격이 더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2018년 12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 AC750급(300 + 433Mbps) 공유기인 ipTIME A1004ns는 3만 7,700원에 살 수 있지만, AC2000급(300 + 1733Mbps) 제품인 넷기어 R6850은 12만 9,000원이다.
AC~ 수치가 높은 고급형 제품은 가격이 더 비싼 대신, 동시에 여러 장치로 데이터를 스트리밍 하여 접속자 수가 늘어나도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한 MU-MIMO(Multi User Multiple Input Multiple Output) 기술, 사용자의 방향으로 전파를 집중시켜 음영지역을 최소화하는 빔포밍(Beamforming) 등의 고급 기술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 보다 안정적이고 빠른 접속 품질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사용자의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이 고속 와이파이 접속을 지원하지 않는 구형 제품일 경우, 접속 기기의 수가 적거나 좁은 공간에서 이용하는 경우 등이라면 보급형 공유기로도 큰 불편이 없을 수 있다. 반면, AC~ 수치가 높은 고급형 공유기는 최신 단말기를 주로 이용하거나 향후 단말기 업그레이드를 할 예정인 경우, 혹은 동시 접속자가 많거나 넓은 장소에서 쓸 때 제 몫을 톡톡히 한다. 자신의 이용환경 및 경제적 상황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선택을 하도록 하자.
원문 : IT동아 김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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