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아프리카에서 온 커피
그제 택배가 하나 왔다. 요 몇일 쇼핑한 기억이 없는데 웬 택배? 박스를 열었더니 커피 3봉이 들어있었다.
멀리 아프리카에서 온 이 커피는 현재 운영 중인 해외 동포들을 위해 내가 열어 놓은 한국 실시간 TV를 사용하고 계시는 Luipark님이 손수 보내주신 커피이다.
사실 내가 이 TV서비스를 오픈한 이유는 중 하나는 인터넷 환경이나 접근이 좋은 북미나 유럽 등 선진국 보다는 상대적으로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은 나라에서 별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이용 할 수 있도록 기획 단계부터 SD방송 송출에 신경을 많이 섰고 실제 해당 국과 한국 간에 인터넷 속도 1~2메가 정도면 끊김 없이 한국에서 방송되는 많은 채널들을 시청 할 수 있다.
테스트 방송을 시작 한지 얼마 되지 않아 메일을 한통 받았다. 현지에서는 인터넷 환경이 열악해 한국 방송을 시청하기가 사실상 어려웠고 관련 서비스를 접할 정보도 없었다며 내가 열어 놓은 TV 서비스가 너무 도움이 되고 고맙게 생각한다는 내용과 감사의 뜻으로 그쪽 현지(아프리카, 탄자니아) 특산품인 커피를 조금 보내주고 싶다고 Luipark님이 보내신 이메일 이었다.
같은 한국 내였으면 보내는 이의 뜻이 충분히 이해되는 상황이고 부담되는 수준도 아니어서 "네 감사합니다. 잘 받겠습니다."라고 기꺼이 받아드렸을 것이나 제주도 도 마라도 도 아닌 아프리카다. 배송비가 더 나올 것 같아 뜻은 감사하나 마음 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극구 사양하였다. 그래도 감사의 마음을 사양하기에는 너무 매정해 보여 혹시 한국에 올 기회가 있으면 그때 좀 챙겨 달라고 일부 호의를 받아들였다.
한국 방송 테스트 전송를 마치고 정식 서비스가 시작 한지 얼마 되지 않아 Luipark님이 다시 메일을 보내왔다. 마침 지인이 한국에 들어갈 것 같으니 지인 편으로 커피를 보내주시겠다는 것이었다. 사양하기에는 달리 변명할 건덕지가 없어 이번에는 감사히 잘 받겠다고 답장을 드렸고 그제 택배로 받은 커피가 바로 이 아프리카에서 온 커피이다.
사실 내가 커피를 좋아하기는 하나 마트에 대량으로 포장된 아메리카노 정도 즐길 줄 알았지 실제 원두를 직접 빻아 내려 마시는 드립커피는 집에서 해본 적이 없어 원두 채 온 아프리카 커피를 어떻게 처리할지 처음엔 좀 난처했다.
부랴부랴 인터넷 뒤져 커피 그라인더를 주문하고 이와 관련된 도구도 샀다. 물론 저렴한 걸로.. 그라인더에 원두를 넣고 빻는 작업을 전문 용어로 뭐라고 하는 지는 몰라도 학창 시절 3년 넘게 커피샵에서 아르바이트를 한적이 있어 그때 기억을 되살려 무사히 드랍커피를 지금 내 책상에 올릴 수 있었다.
지금 작은 방 가득 기분 좋은 원두향이 가득하다. '소확행'이라고 했던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 일터..
Luipark님 외에도 집에 계신 노모가 평소 소일거리가 없던 차 세팅해 드린 한국 방송에 특히 홈쇼핑을 하루 종일 보시면서 너무 나도 좋아하신다는 사연과 이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TV세팅을 지인 에게도 해주었는데 지인들이 너무 고맙다며 전해온다고 이게 다 이탑슈님 덕분이라고 오히려 나에게 공을 돌려주신 많은 분들 멀리 인디에서 본인 사업하기에도 바쁘실텐데 거금(?)을 선뜻 후원해 주신 guy Fish님.
여기 소개된 글들 외에도 수많은 격려와 응원 그리고 작은 정성을 닮은 후원들 너무 감사합니다. 이 TV서비스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르겠으나 여러 분의 관심과 지지가 계속되는 한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해외 각지 모든 분께,
멀리 한국에서 난생 처음 아프리카 커피를 마시며.. 탑이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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